줄거리
작가를 꿈꾸며 서울 생활을 위해 방송국에서 작가로 일하다가 아빠 제사를 핑계로 고향 부산으로 내려온 둘째 "혜영"(한선화)이 얼마 만에 내려온 그녀는 부산 대교를 빨간색에서 흰색으로 바뀐 모습에 어리둥절한다. 고향집엔 아빠는 돌아가시고 혼자인 "엄마"(차미경)와 여성 브랜드 매장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첫째 "혜진"(한채아)과 고등학교 다니는 셋째 "혜주"(송지현)가 함께 살고 있었고 혜영은 휴가라고 여기서 며칠 머무를 것이라고 말하는데 다들 왜 휴가를 부산으로 왔냐고 한다. 그러나 혜영은 나름대로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다. 통장 잔고는 바닥이 났고 남자 친구는 글이 써지지 않으면서도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상황이다 보니 스스로 초라해져 3년을 넘게 동거한 "기섭"에게는 말도 안 하고 부산으로 내려왔고, 급여 일이 됐지만 통장에 입금이 되지 않아 방송국에 다니는 친구 "윤선"에게 물어보니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 연말에나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하고 혜영의 사정을 잘 아는 윤선이 부산에서도 일할 수 있게 부산 방송국 PD를 소개해 준다.
혜영을 만난 PD는 윤선에게서 연락을 받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고 부산에 남겠다는 결정만 해주면 채용할 뜻을 보였고 결정은 혜영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엄마는 국민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 "숙자"(최현정) 아주머니와 붙어 다니며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었는데 제사 때도 사진 올려두는 걸 잊어버리는 등 최근 들어 건망증 증상이 심해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혜영이 오랜만에 친구 식당을 하는 "소진"을 만나고 그녀가 일하는 식당이 잘 되더라면서 엄마랑 식당 하면 어떻겠다고 혜영이 마음을 떠보는데, 엄마는 식당은 대학 못 나온 소진이 같은 아이들이 하는 거라며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 엄마 친구 숙자가 일하는 곳 아주머니들에게는 혜영이 서울에서 방송국 PD로 일한다고 자랑을 해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칭찬을 받고 얼굴을 못 들고 다닐 정도이다. 첫째 혜진은 최근까지 회사 사장 아들과 썸을 탔지만 잘 안 돼서 관계가 서먹해졌지만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형편은 아니었다.
한편 외항선을 타는 러시아인 "페트로"가 혜진을 좋아해 쫓아다녔고 돌아가신 아빠도 선원이어서 세계 여러 곳을 다닌 걸 잘 알기에 지금은 맏딸로서의 무게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지만 여행 다니는 게 꿈이었고 말도 안 통하는 페트로와 점점 가까워진다. 엄마의 건망증은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혜영이 실업 급여 신청서를 작성하는 걸 보고는 속이 타는 혜진은 엄마의 치매가 심해지면 요양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치매인 엄마를 하는 일이 없는 혜영이 돌보게 한다. 혜영은 집에 버리지 않고 모아둔 엄마 물건들을 살펴보다가 일본풍의 물건들이 많아서 생각 없이 엄마가 혹시 일본 사람이냐고 묻는다. 엄마는 일본에서 한국 아빠와 일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 엄마와 헤어져 아빠와 단둘이서 부산으로 와서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한 제일 교포 2세라고 말해준다. 엄마 친구 숙자 아주머니는 엄마와 어려서부터 컸기 때문에 혜영이가 나중에 글 쓸 때 도움이 될 거라며 엄마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조언을 한다.
혜영은 엄마와 떨어져 지낸 서먹함도 잠시 시간이 많아서 여러 가지를 물으며 그동안 몰랐던 엄마에 대해서 알아가게 된다. 공부보다 춤추는 게 도 좋은 막내 혜주는 집에는 비밀로 하고 단짝 "은주"와 댄스 크루에 들어가 춤을 배우고 언젠가 자신의 힘으로 부산을 떠나 서울로 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혜영은 엄마 물건들 속에 발견한 일본어로 된 편지에 대해 물어보는데 혜영의 외할머니가 보낸 편지라고 한다. 일본을 떠나 부산으로 오면서 헤어진 후에도 10년 정도는 계속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그 이후에는 끊어졌다고 한다. 혜영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엄마에게 읽어봐 달라고 하는데 엄마는 이제 글도 다 까먹었다고 해서 언니 혜진과 둘이서 번역기를 돌려가며 해보지만 잘 안되었고 혜진의 남자 친구 페트로가 일본인 친구를 소개해 주면서 그의 도움을 받아 번역을 했고 번역을 다 하고 보니 군데군데 빈 페이지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의 기억력이 더 나빠지고 단짝 친구였던 숙자 아주머니도 자신의 엄마가 죽자 자식들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혼자가 된 엄마는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그보다도 더 우선인 것은 이북에 고향을 두고 온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를 통해 알게 된다. 할머니는 죽어도 갈 수 없는 곳에서 왔는데 그보다 더 먼 곳이냐고 물을 때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엄마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왜 지금까지 자신의 엄마를 찾아볼 생각을 안 했는지 자신도 모르겠다고 딸들을 앞에 두고 교토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엄마와 세 딸은 일본에서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찾아가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편지를 보낸 요양 병원을 찾아가는 길이었고 엄마는 어설프지만 또박또박 일본어로 자신이 누구를 찾아왔는지 말하고 자신이 보관 중이던 편지를 보여주자 그곳 간호사들이 찾아보는데 너무 오래되어 기록이 남아 있질 않다고 한다. 외할머니는 오래전에 돌아가신 듯하다.
그리고 오래전 보내온 사진을 보니 이곳에 계셨던 것은 분명해 보였고 엄마는 처음이자 요양원 길을 내려오며 딸들이 앞으로 먼저 내려가자 마지막으로 목 놓아 엄마를 크게 불러본다. 물론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딸들이 쳐다본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예전의 삶보다 많이 달라졌다. 혜영은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부산에 남기로 하면서 언니 혜진을 대신해 엄마를 모시면서 방송국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고, 엄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혜진은 페트로와 사귀며 세계곳곳을 다니다가 페트로를 일본에서 만나기로 하고 혼자 아빠 기일에 맞춰 들어오고 있었고, 막내 혜주는 서울로 올라가 댄스 대회에 나가 춤추고 있는 걸 혜정이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보여주고, 또 평생 일 밖에 몰랐던 엄마는 치매를 최대한 늦추려 노래 교실도 다니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아빠의 기일이 다가오고 어느새 1년이 지났다. 혜정은 엄마의 얘기를 책으로 쓰고 있었고, 엄마는 음식 맛을 보라며 혜정을 부르고, 혜정과 엄마는 일본서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도란도란 얘기를 하고 있다.
*제일 교포 2세였던 엄마와 세 딸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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