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찰리 번스"는 황혼의 나이로 혼자 깨어나 아무도 없는 집에서 출근 준비를 하는 코미디 작가인데 과거의 영광은 이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독만이 벗을 하고 있단 느낌인데 출근길에 혼자 흥얼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니 길을 알고 가는 게 아니라 외워서 가는 중이고 그가 몸담고 있는 케이블 tv에 도착했을 때 보면 트라우마로 남은듯한 장면이 그를 괴롭히고 있어 해결하지 못한 채 가슴에 남은 과거의 아픔이 있고 기억이 온전하지 않다는 걸 그의 출근길에서 볼 수 있다. 또 한 사람 "에마 페이지"는 찰리 번스가 자선 경매로 자신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상품을 시내 도서관 건립 모금 행사에 후원했다.
그런데 그 상품을 낙찰받아 식사 자리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됐고 사실 두 사람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사이다. 식사를 히다 그녀는 해산물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는다. 찰리는 참치 샌드위치 하나 먹고 병원비와 처방약까지 해서 2천 달러를 그녀를 위해서 쓰게 되는데 가족이 없는 건지 아니면 성격이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찰리를 아빠라고 병원 사람들에게 소개를 할 정도로 능청스러웠고 그래도 돈은 차차 갚겠다고 하는 걸 보면 그녀의 자유분방한 말과 행동과 달리 세상을 살아가며 마음가짐은 공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것 같다.
혼자인 줄 알았던 찰리에게는 따로 살긴 하지만 아들 "렉스"와 딸 "프랜신" 그리고 손녀 "린지"가 있었다. 딸과는 전화도 거의 안 해도 아들과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테니스를 친다. 아들을 통해 손녀의 성년식 소식을 듣고 손녀 린지에게 전화하니 연설문을 도와 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이야기는 찰리 번스 본인과 가족 이야기로 조금씩 확장되어 간다. 찰리는 지매 증상은 진행형이라 순간순간 기억을 못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아들과 테니스를 치고 나서도 로커 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고, 담당 의사를 만나 봐도 약을 먹으며 진행을 늦추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한다.
아침부터 에마가 돈을 갚겠다며 집으로 찾아온다. 아마도 밤사이 일을 했나 보다. 찰리가 스트립걸이냐고 물어본다. 그녀는 공연하는 가수이다. 에마는 거실에 걸린 가족사진마다 이름을 써서 붙여 놓은 걸 보고는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는다. 찰리는 방송국에서도 PD "브래드"의 정신적인 스승이라 참모 같은 대접을 받는 위치였고 작가들이 쓴 대본 점검 회의에 참가는 하지만 직접 대본을 쓰지는 않는데 연륜의 힘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집중력과 바른 판단, 인재를 알아보는 눈은 왜 그가 찰리 번스인지를 스스로 말해주는 것 같다.
특히 잘 나가는 "로즈"에게는 코미디가 음악과 비슷한데 음 이탈이 잦다며 기회 될 때마다 발음을 고쳐야 한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고 인턴 기간이 다 끝나가도록 대본 다운 대본을 쓰지 못한 "데럴"에게는 오히려 장래가 촉망된다며 계속 응원을 보내는데 당근과 채찍이란 말 이런 상황에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에마는 찰리가 치매라는 걸 콜 미 애니 타임 개봉 30주년 특별 무대에서 확실히 알게 된다. 노련미로 위기순간을 재치 있게 넘기지만 관심 있게 보면 사람들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쯤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에마는 찰리에게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자신의 직장을 보여주고 조심스레 치매 얘기를 꺼내며 숨기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하니 그제야 찰리도 이젠 할아버지가 다 되어버렸다고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해주는데 아직 가족들은 아무도 모른다고 둘만의 비밀이라고 했고 에마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휴대폰에 저장해 주며 언제든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한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아내 "캐리"에 관한 글을 쓰겠다고 시작한 게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다가 에마를 만나고부터 그녀가 동기부여를 하면서 처음 만난 날부터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아내 캐리의 젊은 시절 모습은 너무 해맑고 아름다웠다. 찰리가 절대 사랑에 빠지진 않겠다고 했던 그해 여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이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하는 게 눈에 보였다. 에마와 찰리가 조금씩 알아갈 즈음 에마와 함께하는 밴드가 4달 동안 여러 도시의 공연장과 클럽을 돌며 투어를 떠나는 게 결정됐고 에마도 참여하기로 한다. 찰리는 쉬는 날 에마를 데리고 밀랍 인형 박물관에 들렸다가 어렵게 말을 꺼내며 손녀 성년식에 같이 가 달라는 부탁을 했고 에마는 흔쾌히 승낙하자 자신의 일기장에 즐거운 하루였다고 적는다.
아이스크림, 밀랍인형 박물관, 떠난다니까 아쉽다 에마가 좋다 등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상황은 조금씩 계속 나빠지지만 에마 외에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손녀 린지의 성년씩까지도 무사히 마친다. 딸 프랜신은 아빠에게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아 보였는데 어려서부터 아빠가 놀아주지 않아서 늘 화가 나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하루는 방송국 동료들도 그가 기억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로저의 발음이 너무 거슬렸던 찰리는 생방송 중에 카메라 앞으로 나가 고쳐지지 않는 발음 문제를 조목조목 알려준다.
처음엔 진땀을 빼던 스텝들도 그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라 그대로 생방송으로 내보냈고 시청자 반응이 뜨거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생방송을 본 에마가 방송국을 찾아와 알리면서 알게 된다. 다시 병원에 가보니 길어야 1년 정도 시간이 있다고 이젠 가족에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했고 아직 그럴 준비가 안 됐다는 걸 알고 있는 에마가 밴드 투어를 포기하고 당분간 곁에서 보살피겠다고 하자 그건 안된다며 공연 떠나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 가고 곁에 있어주겠다는 에마가 고마웠던 찰리는 그녀의 호의를 받아들여 한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연인 관계는 아니고 그냥 친구 사이의 우정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에마는 찰리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내 캐리가 그린 호수 그림을 찾아내자 그녀에게 그림에 대한 추억을 말해주는데 그림의 호수는 찰리 호수였고 아내가 40번째 생일선물로 일 좀 그만하고 자기랑 단둘이 쉬었으면 좋겠다며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엔 그곳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다 캐리가 그곳으로 집을 옮겨오면서 가족의 별장이 된 것 같다. 가족들이 행복해했는데 그때 찰리가 생애 첫 연글 "이츠 마이 타밍"을 브로드웨이 베리스크 극장에 올리던 시기엔 4개월 정도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작품에만 신경 쓰다 보니 아내와의 관계도 불안했고 그 때문에 아내도 화가 많이 나있었고 사고로 아내가 죽게 되면서 화나 있는 모습이 마지막 기억이 되고 말았다. 딸도 그 때문에 아빠를 더 미워한다. 찰리는 에마에게 이야기하듯 아내의 글을 채워가고 있었고 얼마 후 가족들도 모두 알게 된다. 찰리는 호숫가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돌 던지기를 하다가 자식들과 에마가 오자 이것은 해질 때가 가장 아름답다며 다 같이 보자고 했고 딸 프랜신에게는 엄마 일 미안하다고 한 뒤 그래도 엄마는 아빠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정지 표지판을 들이받은 그놈이 죽인 거라는 걸 확실하게 말해준다.
딸이 자신을 향한 증오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아빠는 엄마를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어느 날 카메라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찰리는 아내 캐리에 관한 글을 아직도 쓰고 있고 데럴이 타자기를 맡아서 치고 있다. 달라진 점은 찰리의 불완전한 기억을 자식들이 거들어 완전하게 만들고 있었다.
* 치매에 걸린 나이 많은 노인과 젊은 여가수가 진한 우정으로 노인의 아내에 대한 책을 쓰는데 도움을 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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